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실패의 구체적 원인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추가 발사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발사체가 초기에 공중폭발한 점과 북한 측의 발표 등을 근거로 “(북한의 원인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전날 오후 10시 44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포착했다. 그러나 약 2분 뒤인 오후 10시 46분쯤 발사체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것을 식별했다.
북한도 발사 약 90분 뒤 공개보도를 통해 발사체 1단계 비행 중 공중폭발 해 발사가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북한은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라고 주장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스스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들 스스로도 분석하기에 상당히 난해한 점이 있는 것 같다”라며 “우리도 (발사체가) 초기에 폭발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고, 현 단계에선 연소계통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정도의 추정만 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 발사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도 지적하며, 추가 발사가 이른 시점에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공언한 ‘올해 3기 발사’ 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1차 발사에 실패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재시도 하겠다고 밝힌 이후, 8월 24일 행동에 나섰다. 이때도 발사에 실패하자 북한은 ‘10월에 3차 발사를 하겠다’라고 공언했고, 실제로는 11월 21일에 재발사에 나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속단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술지원은 단순 기술 전수부터 부품 제공, 추진체의 러시아 직도입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데, 이번 발사체는 지나치게 일찍 폭발해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는지 현재로선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체에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조합한 연료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차 발사 성공 때의 하이드라이진 연료가 아닌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우리의 나로호 등이 사용한 연료를 사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다른 나라 처럼 과학적 목적에서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연료 교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라면서도 “연료와 상관없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어찌 됐든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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