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화생방 물질이 담긴 북한 풍선이 우리나라의 높은 고도에서 폭발할 경우 우리 국민에 대한 위험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시뮬레이션 돌려본 결과, 높은 고도에서 화생방 무기가 폭발했을 경우에 지상에 내려오면 유독성이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 28~29일 이틀 간 북한이 남쪽으로 보내 경기, 강원 및 수도권과 충남 계룡, 경남 거창 등지에서 발견된 ‘오물풍선’은 모두 260여개라고 이 실장은 전했다.
이 실장은 “풍선의 적재물에서 담배꽁초, 퇴비, 폐건전지, 폐천조각 등 각종 오염물질이 확인됐고, 현재 관련 기관에서 이를 정밀 분석 중”이라며 “현재까지 화생방 오염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위험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풍선을 격추하기보단 이를 낙하시켜 안전하게 회수하는 게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이 실장은 “북한 쪽에서부터 날아오고 있는데 그걸 격추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격을 하게 되면 우리 탄이 MDL(군사분계선) 이북으로 월북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것이 또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지난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데 이어 29~30일 이틀 동안은 서북도서를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시도했다. 이날 오전엔 600㎜ 구경 초대형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0발 이상을 동해상으로 쐈다.
이 실장은 “북한의 내부적인 갈등 사항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오물 풍선을 보내고 있지 않는가 평가하고 있다”라며 “(초대형방사포 발사는) 기술 고도화 뿐만 아니라 과시용, 판매용 등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오물풍선과 관련해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추가 살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우리 민간단체가 생필품을 포함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부양하고 있는데 북한군이 오물 풍선을 날리는 것은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며 반인륜적이고 저급·치졸한 행위”라며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다”라고 규탄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공언했듯이 또 풍선 부양을 할 수도 있고, 또 남북 공유하천에 오물을 투척할 수도 있다고 예상해서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사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대북심리전을 위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이 실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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