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北오물풍선, 정상국가는 상상 못할 치졸·저급 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일 12시 40분


한미일 국방 수장 등 40개국 참가 샹그릴라 대화
신 국방 “북핵·미사일, 모든 국가 타격 가능 실존적 위협”
“北 지원 받는 러시아, 극단의 자기 모순 행동” 고강도 비판
자체 핵무장엔 “그런 상황 일어나지 않을 것” 일축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경쟁고조 속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4.6.1/뉴스1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경쟁고조 속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4.6.1/뉴스1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날려 보내 사실상의 테러를 일으킨 북한에 대해 국제 다자회의 현장에서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북한에서 포탄을 지원받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불법 무기 거래를 하는 러시아에 대해선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장관은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본회의 공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샹그릴라 대화는 한미일 국방수장 등 40여 개국 국방 및 안보 당국 최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1일에 개막해 2일까지 열린다.

신 장관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에 대해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며 “반인륜적이며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적극적 지지를 당부한다”고 했다.

오물 풍선 테러 등 ‘회색 지대’ 도발에 이어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감행하고 뒤이어 지난달 30일 초대형 방사포 18발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군사적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신 장관은 “한반도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면서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여기 있는 모든 국가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자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불법적으로 지원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선 그간 샹그릴라 회담에서 진행된 한국 국방부 장관이 연설한 내용 중 가장 수위 높은 표현을 동원해 강력 비판하며 국제 사회의 일관된 공조를 당부했다.

신 장관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세계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러시아의 이같은 행위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극단의 자기 모순적 행동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며 “국제질서와 규범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분쟁과 대립을 조장하는 원인으로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연설 이후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러시아와 북한은 1만 개가량 컨테이너를 주고받았다. 북한은 포탄과 미사일을 수출했고 러시아는 북한에 식량과 유류, 군사기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에 질적 증강을 이뤄질 수 있어 한미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본회의에 참여한 청중들은 북한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기술을 활용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이 어느때보다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신 장관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북핵에 맞선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다만 신 장관은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신 장관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와 한미동맹을 믿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한미동맹이 없어지고 한국이 전 세계에서 동떨어진다면 자체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신 장관에 앞서 연설을 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일본, 한국과 함께 다년간의 3자 (군사) 훈련 계획을 세웠다. 이는 우리(한미일)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해 3국이 어느 때보다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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