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최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등 일련의 도발과 관련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주재한 뒤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 실장은 “오물풍선 살포와 GPS 교란 행위는 정상 국가로선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탄도미사일의 경우 장거리든 단거리든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국제안전 규범을 무시하는 몰상식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전기통신연맹 헌장에도 교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모두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오늘 회의에 따라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포함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확성기 재개 문제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걸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는 당연히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천안함 피격(2010년)과 목함지뢰 사건(2015년)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시적으로 재개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조치 착수 시점에 대해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했고, 분명히 시간을 줬는데 굳이 더 시간 끌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일련의 도발을 감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우리 국민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어서 대북정책을 바꾸려는 의도 같은데, 우리 정부한테는 이런 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오물풍선 살포를 포함한 대남 복합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1일 밤~2일 오후 지난달 28~29일(260여 개) 살포량의 3배인 720여 개를 한국 전역으로 날려보냈다.
북한은 또 남쪽을 향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지난달 29일부터 닷새째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 18발을 일거에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감행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통일부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멈추지 않으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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