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전당대회 룰과 지도체제 성격을 논의한다. 당 내에선 당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재의 단일성 지도체제와 당 대표와 최고위원 간 간극을 줄인 집단지도체제, 이 둘 간의 절충된 형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통화에서 “이번 주 초 특위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당원 100%로 선출하는 현행 룰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반영할지를 논의하게 된다. 지난 총선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이유로 당내에서는 지도부 선출과정에 일반 국민 목소리도 20~30%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위는 당 지도체제 변경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현재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 선거 과정을 통해 선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단일 경선으로 변경해 최다 득표자가 당 대표를 맡고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 등으로의 변경이 거론된다. 최고위원 선거를 지금처럼 따로 하되 당 대표 선거에서 2, 3등을 한 사람도 최고위원을 맡는 형태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논의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탈피하고,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후보의 ‘대세론’이 형성돼 주요 당권주자들이 등판하지 않는 김빠진 전당대회의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것. 아울러 당 대표급 인물들이 지도부에 동시에 입성하면 더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데다, 여론 주목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지도체제 변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한 재선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격론의 장이 되면 이견만 많고 결정은 못 내리는, 말 그대로 봉숭아학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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