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5일 야당 단독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본회의 의사일정에 관해 여야 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단 표결에 불참하면서 22대 국회는 반쪽짜리 개원을 하게 됐다. 제헌국회 이후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300명(재석 192명) 중 찬성 189명으로 우원식 의원을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했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는 민주당 출신 이학영 의원(4선)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이 원(院) 구성 협상과 연동된 문제라며 여당 몫 부의장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본회의는 의장단이 공석인 경우 임시 의회 사회를 최다선-최고령 의원이 맡는다는 국회법 규정에 따라 민주당 추미애 의원(6선)이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표결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야당이) 일방 독주를 강행한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국회의장으로 첫 인사를 드리는 마음이 무겁다. 국민들께는 송구하다. 국회의장단 선거는 국회에 부여된 헌법적 의무”라며 여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두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22대 국회는 위기 속에 임기를 시작했다”며 “새 정부가 출범 후 2년이 지났는데 국민 삶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빠졌다는 게 압도적”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는 국민의 삶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견이 다를 때는 “합의된 기준을 따르자. 우리에게는 헌법과 국회법이라는 기준이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어 “의정활동의 현장성을 높이자.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으려면 현장에 잘 밀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자”며 “국회가 나서 대화의 장을 만들고 정례화·제도화 해 나가자”고 전했다.
여야 협상이 결렬된 원 구성 문제와 관련해선 오는 7일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우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를 향해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 필요하다면 국회의장도 함께 밤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앞둔 이날 오전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당은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중 3개 위원장(운영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는 7일까지 추가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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