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장단 선출 표결 불참…“민주당 독주, 국민 용납 않을 것”

  • 뉴시스
  • 입력 2024년 6월 5일 16시 42분


의장단 선출 본회의 불참…규탄대회
"국민의힘 득표 45.1% 민의 짓밟혀"
"본회의, 민주 의총장으로 전락시켜"
"법사위·운영위 여당 맡는 게 관례"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들은 “본회의를 민주당 의원총회로 전락시켰다”며 야당의 일방적인 의사일정 강행을 규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국회의장단 선출’ 본회의 강행을 항의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우원식·이학영 의원을 22대 국회의장·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여야가 끊임없이 논의하면서 협치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게 견제와 균형의 의회민주주의”라며 “여러분께서 국회법을 살펴보고 자유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에 함께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규탄사에서 “22대 첫 번째 본회의조차 의사일정에 대한 협의가 없는 민주당 일방 강행으로 개최됐다”며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선거조차 민주당의 의총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득표한 45.1%의 민의가 오늘 처참히 짓밟혔다”며 “국민의 뜻을 민주당 멋대로 오독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다수당을 앞세워 소수당을 겁박하는 몽니는 역사에 기록되고 국민께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원 구성 협상 지연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말에는 그나마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여야가 협상을 할 수 있는 지렛대가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팬덤정치의 폐해로 인한 심각한 의회정치의 붕괴를 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기편만 바라보는 나쁜 정치,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르고 일방적으로 폭주하는 정치로 국민들로부터 정치권 전체가 외면받을 수 있다”며 “민주당은 더 편하게 독주하겠다는 발상을 접고 22대 국회가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국회로 거듭날 수 있게 함께해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기현 전 대표도 “과거에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민주당이 말하는 DJ 정신에 따라 여야 협의가 이뤄지면서 상임위원장 배분이 이뤄졌다”며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 자리를 여야가 나눠 갖는 건 확립된 관습법이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아닌 당이 맡은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건 국민의 지지다. 왜 총선에서 참패했는지 돌아보고 달라지기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민주당이 각종 입법 테러를 하고 폭주하면서 폭망한 과거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 같은데, 국민이 결코 민주당의 독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6선인 주호영 의원은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21대 국회에서 어떻게 됐는지 똑똑히 봤으면서도 다수의석이 되니까 못할 일이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관용과 양보로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하고 힘으로 일어선 자는 힘 때문에 망한다”며 “민주당에 다시 한 번 경고한다. 꼭 21대 국회의 실패를 되풀이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조경태 의원도 “민주당이 하는 걸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192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뭐가 그리 자신이 없어서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고 하나”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검찰 독재라고 할 자격이 있나.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하는 그 자체가 독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며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우리가 로텐더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참담하다”며 “지난 4년간 쉬면서 의회가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지, 밖에서 분노를 넘어선 감정을 느꼈다”고 짚었다.

나 의원은 “국회의장을 가진 당에서 법사위원장은 다른 당에 당연히 양보하는 국회 관행은 꼭 지켜야한다. 그게 바로 의회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이 분리돼야 하고,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확보해야 하는지 국민께 열심히 알리자”고 호소했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원내 제2당으로서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사수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간다면 국민의힘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171석을 가진 원내 1당으로서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사위·운영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맡고, 여당이 7개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합의 없이 의회없다 의회 독주 중단하라’ ‘이재명 방탄 민생 방치 입법 폭주 포기하라’ ‘협치 상생 살려내고 민주주의 지켜내자’ 구호를 반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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