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 친한(친한동훈) 진영이 반발하는데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이 전당대회 선거 1등이 당 대표, 2등이 부대표를 맡는 ‘2인 지도체제’ 도입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인 지도체제’ 찬성 측에선 “당 대표가 물러나면 부대표가 당을 이끄는 안정감에 공감하는 의견이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친한 진영을 중심으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견제 의도가 너무 뻔하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황 비대위원장은 6일 통화에서 “2026년 지방선거 등을 준비하려면 당이 안정돼야 한다”며 “시끄럽게 막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2인 지도체제 논의 필요성을 재차 밝혔다. 황 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논의하는 특위가 내릴 결론을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 여 특위 위원장은 통화에서 “지금과 같은 단일 지도체제에선 비대위가 자주 출범해 굉장히 소모적”이라며 “당원이나 의원들도 안정감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5월 집권 여당이 된 이후 당 대표가 6번 바뀐 혼란을 막는 데 공감 여론이 높아질 것이란 취지다.
당내에선 ‘2인 지도체제’ 공개 찬성 의견도 나왔다. 비대위원인 초선 김용태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보수 정당의 리더십이 안정적으로 발휘되고, 전당대회에 많은 당권 주자를 나오게 하는 흥행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동훈 견제용’이란 반발도 이어졌다.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이재영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자꾸 특정인(한 전 위원장)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순수 (3인 이상)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당 대표 궐위 시를 대비하는 것처럼 말해 어리둥절하다”며 “2인자를 내세워 끌어내린다는 것인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한 중진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을 의식한 작위적 구상”이라고 했다.
친윤 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윤 핵심 의원은 “2인 지도체제 제안은 뜬금포”라며 “지금은 당이 이것저것 바꿀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했다.
특위는 7일 회의에서 지도체제 개편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특위에서 만든 안이 통과되려면 비대위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특위 소속 관계자는 “지금은 지도체제 논의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팽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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