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1개 상임위장 ‘한밤 단독선출’…與 “국회 보이콧”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0일 22시 40분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6.10/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6.10/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핵심 11개 상임위원장을 야당 단독으로 선출했다. 야당이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과 상원의장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을 독차지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당장 11일부터 위원장 선출을 마친 상임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주 내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밀어붙인 뒤 이달 중 첫 대정부질문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향후 국회 일정을 사실상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 개표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4.6.10/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 개표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4.6.10/뉴스1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8시 50분경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었다. 당초 본회의는 오후 2시 예정이었으나, 우 의장 주재로 원내지도부 간 회동이 이어지면서 오후 5시와 오후 8시로 두 차례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결국 마지막 회동에서 “법사위만 여당 몫으로 하면 운영위와 과방위는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고 막판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원장 모두 민주당 몫”이라고 거부해 끝내 합의가 불발됐다.

결국 우 의장은 의장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뚫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원 구성과 개원을 마냥 미룰 수 없다”며 상임위원장 표결 안건을 상정했다. 본회의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 의원 191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6.10/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6.10/뉴스1
표결에 따라 법사위와 과방위는 민주당 내에서도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민희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았다.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맡게 됐다. 법사위는 ‘채 상병 특검법’ 등 각종 특검법으로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방위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재처리를 추진한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농성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24.6.10/뉴스1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농성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24.6.10/뉴스1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11일 우 의장의 사퇴결의안 채택을 시도하고, 상임위 등 국회 일정 대신 당 정책위원회 산하의 15개 특위를 통해 정책 현안을 챙기기로 했다. 야당 주도의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재명 방탄, 이재명 수호,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폭주”라며 “더 이상 협치는 없다.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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