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이 확인됐다고 군이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설치 장소는 10곳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날(9일)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데 이은 새로운 공세 수순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10일 오후)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없다”고 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는 대북 확성기보다 출력이 많이 약하다. 과거 방송 때도 남측 전방지역에선 잘 들리지 않았고 전력 사정이 나빠 방송 시간도 하루 1시간 남짓이었다. 방송 내용은 북한 체제 찬양과 한국 정부 비난 등 대남 비방 일색이었다. 군 관계자는 “대남 심리전 목적보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 때 ‘맞불 방송’으로 북한군과 주민이 듣지 못하게 방해하려는 목적이 클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9일 밤 한국이 대북 전단과 대북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한다면 새로운 대응을 목격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새로운 대응’엔 대남 확성기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가 포함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대대적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의 동시다발 침투 등으로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 일대에 포 사격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군 소식통은 “꽃게 조업이 한창인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남측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15년 8월처럼 대북 확성기를 향해 총·포격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군은 최전방 부대의 포병 전력으로 즉각 응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KN-25)로 대북 확성기를 타격하는 등 고강도 도발 개연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방 부대는 진돗개 발령 대기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진돗개’는 적 국지 도발이 예상되거나 발생할 시에 군이 내리는 경계 조치다. 평시엔 ‘진돗개 셋’으로 유지하다 적 도발 위협이 예상될 때 ‘둘’, 도발 시 ‘하나’로 격상된다. 2015년 8월 북한의 확성기 조준 포격 당시 군은 해당 부대를 시작으로 전군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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