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관계를 두고 “양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의 명마 ‘아할 테케(Akhal-Teke)’처럼 경제 협력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국지 관우가 탔던 적토마의 종으로 추정되는 아할테케가 빠르게 먼 길을 가는 명마인 점에 착안해 양국 협력의 실효적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투르크메니스탄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투르크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과, 산업화 경험 및 첨단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앞으로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으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다수의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서 기술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기업들이 투르크메니스탄의 플랜트 사업에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날 양국 정부와 기업 간 8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강화 기조 속에 가스전, 플랜트 사업 등을 더해 약 60억 달러 규모 수주에 한국이 유리한 고지에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에 체결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토대로 양국 기업 간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며 “투자보장협정도 조속히 마무리해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투르크메니스탄의 하늘과 바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양국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 확대는 사람과 물품의 이동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 것이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산업과의 협력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카스피해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포럼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 아쉬르굴리 베글리예프 대통령 고문 등 양국 정부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후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해 2박 3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인 카자흐스탄에선 리튬·우라늄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에 외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공개된 카자흐스탄 국영 일간지 ‘예게멘 카자흐스탄’ 등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내일 개최되는 정상회담은 양국이 핵심 협력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광물과 과학기술, 기후변화 등 다양한 미래 지향적 분야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독립 후 소련으로부터 받은 다량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한 세계적인 비핵화 모범국가”라며 “북한의 핵개발은 한국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그동안 굳건하게 수호하며 발전시켜 온 국제 비확산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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