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20∼30명이 9일 낮 12시 반경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에 즉각 퇴각한 사실을 군이 11일 뒤늦게 공개했다. 9일은 북한이 그 전날 밤부터 3차 ‘오물 풍선’ 테러를 기습 감행하자 우리 군이 오후 5시부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날이다. 북한군이 10명 이상 MDL을 넘어온 건 9년 만이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 일원 비무장지대(DMZ)에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받고 북상했다. 대부분 도끼와 삽, 곡괭이를 휴대했지만 소총을 든 경비병도 포함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들은 MDL을 5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했다”면서 길을 잃어 월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브리핑에서 “우리 경고 사격 후 즉시 북상한 걸로 봐서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도발에 앞서 북한이 우리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행한 ‘예비 도발’일 수 있는데도 우리 군이 애써 의미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군이 이번 월선 사실을 이틀 뒤에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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