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중국산 쌀 수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 개선됐거나, 러시아로부터 대체 곡물을 받아들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단립종 쌀 약 261만 7000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북한의 쌀 수입액은 장립종과 단립종을 합쳐 3987만 달러로 올해의 약 15배에 달한다.
양을 기준으로 해도 북한이 올해 들여온 쌀은 5225톤으로, 지난해(약 8만 8000톤)가 17배가 더 많았다.
과거 북한의 중국 쌀 수입은 주로 하반기에 쏠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쌀 수입은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부터 12개월까지의 쌀 수입액은 1098만 달러로 올해 첫 4개월보단 높다. 그러나 이를 지난 2022년 마지막 3개월의 쌀 수입액(2754만 달러)과 비교하면 1000만 달러가 적다.
북한이 올해 장립종 쌀을 수입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식량난에 처했을 때 과거 북한은 단립종 쌀보다 저렴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드린 경향이 있었다.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고 모양이 얇고 긴 품종으로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등 남부지방에서 생산 소비된다.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서는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8월 북한이 인도의 민간단체에 장립종 쌀을 지원 요청하는 정황이 포착됐는데 당시 북한 외교관은 “지나친 홍수로 인한 식량 부족”을 배경으로 설명한 바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 월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우리는 보통 북한이 굶주린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대중 쌀 수입량으로 볼 때 지금은 그들이 굶주리지 않는다고 본다”고 VOA에 말했다. 이어 “아마도 북한의 지난해 작황이 꽤 괜찮았거나 최소한 나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강화되고 있는 북러 관계가 북한의 중국 쌀 수입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밀가루 등 쌀의 대체 식품을 공급받으면서 쌀 수요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러시아 세관 당국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올해 최소 1200톤의 밀가루와 1000톤의 옥수수가 수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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