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하는 미국 공군 정찰기가 러시아·북한과 가까운 곳에 출격해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맞춰 북한이 ‘무기 쇼케이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미 공군 공중급유기인 KC-135 ‘스트래토탱커’가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주일미군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일본과 북한, 러시아 사이 동해상에서 비행하고 있다.
다만 군 소식통은 “이 항공기는 실제로는 RC-135S ‘코브라볼’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러시아와 북한에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파악할 게 있기 때문에 임무를 수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코브라볼의 이번 비행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오는 19~20일 베트남 방문 직전인 다음 주 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코브라볼은 주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거나 궤적을 추적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로서 미 공군은 총 3대를 운용 중이다. 코브라볼은 적외선 센서와 첨단광학·전자기기, 녹화 통신장비 등도 탑재해 미사일 발사 후 탄착지점까지 포착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코브라볼의 비행은 북한에서 조만간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러는 북한 재래식 무기의 러시아 수출 및 러시아 탄도미사일 기술의 북한 이전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의 ‘검증 사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 4월 22일 오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는데, 당시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방문 중이었다. 북한이 러시아 대표단의 참관 아래 무기체계의 성능을 증명하며 러시아 측의 신뢰를 얻어 추가로 무기를 판매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를 10발 이상 쏘아 올린 뒤 약 보름 동안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4년 만으로, 이번 방북은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한 단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만남에선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받고,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핵잠수함·탄도미사일 등의 기술을 이전받는 논의가 비중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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