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동시에 열고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3+1법’에 대한 심사를 강행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불참한 가운데, 각 상임위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관련 추가 기소 등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일방적인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각 상임위에서 야당이 출석을 요구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법사위),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과방위) 등이 대부분 불출석해 ‘반쪽 회의’에 이은 ‘맹탕 업무보고’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 불참 장관에 “필요시 동행명령장 강제구인”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틀 전 단독 상정했던 채 상병 특검법을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정 법사위원장은 “여당 위원들에게 소위원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회신이 없다”며 법안심사1·2소위 등 소위원회 4개의 구성을 의결했다. 여당 의원들의 소위를 강제 배정하고 소위 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의원들로 선임한 것.
법사위는 21일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입법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법무부·국방부 장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 1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 법사위원장은 이날 불참한 박 장관과 신 장관을 겨냥해 “(국무위원이) 불출석할 경우 증인으로 의결해 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하는 절차를 밟겠다”며 “필요시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청문회 증인으로 신청한 국방부 장관이 갑자기 해외 출장을 나간다고 한다”며 신 장관의 출국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 위원들은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의 이재명 대표 추가 기소에 대해서도 공세를 퍼부었다.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이건태 의원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검찰이 이 대표를 대북송금 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수원지방법원에 기소한 것은 국회 제1당의 대표가 일주일에 4일씩 재판을 받게 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수사했던 검사가 2019년 울산지검 회식에서 만취해 검찰청 민원실 대기실 등에 변을 발랐다는 내용의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정부 업무보고에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김건희 여사를 소환할 가능성에 대해 “필요성이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가 있으면 누구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野 단독 과방위, ‘방송 3+1법’ 상정
과방위도 이날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규정한 방통위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법안 상정에 필요한 15일의 숙려기간도 위원회 의결로 생략됐다.
과방위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18일 현안질의 출석 요구의 건도 의결했다. 21일엔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김 위원장과 방통위 사무처장·방송정책국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불참한 김 위원장을 겨냥해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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