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달말 대표 사퇴후 연임 도전 밝힐듯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7일 03시 00분


오늘 중앙위 ‘李 연임 맞춤’ 당헌 의결
친명 “대안 없다” 연임 명분 쌓기
러닝메이트 후보자 추리는 단계
일각 “대선앞 피로도 높일것” 반론도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앞 복도에 제4차 중앙위원회 소집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앞 복도에 제4차 중앙위원회 소집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연임 도전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8월 전당대회에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할 친명(친이재명)계 초·재선 최고위원 후보자를 추리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이 대표 말고는 당 대표를 맡을 대안이 누가 있느냐”며 ‘대안부재론’을 강조했다. 친명계 내에서는 이 대표가 이르면 6월 말 당 대표를 사퇴하고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8월 1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 이달 말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선수가 심판을 보는 격’이란 지적을 피하기 위해 이 대표도 전준위 출범 이전에 당 대표 사퇴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는 당 대표가 171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서 연임 전례가 없었던 만큼 대안부재론을 내세워 출마 명분을 쌓는 것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이 대표가 되면 개성이 강한 여러 의원을 제대로 통솔할 수 있겠냐”며 “당이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막고 대여 공세와 민생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을 사람은 이 대표뿐”이라고 했다.

최근 이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추가 기소되면서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도 연임론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주 2회 정도 재판을 받는 이 대표는 향후 서울과 경기 수원을 오가며 매주 3∼4회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데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도 야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현 정권이 노골적으로 이 대표를 감옥에 보내려고 하는데,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경우 혼자 화살을 맞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연임 도전에 나설 경우 당원 중심의 정당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당원권 강화와 직접민주주의 확대에 대한 요구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출마 선언 때 당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7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의 대선 출마 시 1년 전 사퇴’ 조항에 예외 규정을 추가하도록 의결할 방침이다. 이 대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지휘하고 2027년 3월 대선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친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을 두고 “대선을 앞두고 피로도만 높아질 뿐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원조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도 최근 “이 대표가 연임 문제를 한 번 더 심각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역시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 스타일상 중대한 결정은 최종 순간에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연임 문제도 찬반 양론을 끊임없이 듣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연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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