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7월 23일로 확정된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움츠리던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은 17일 공개적으로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은 하나의 프레임이자 당원 모욕”이라며 “검찰 중간 간부에 불과하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 측에선 “저열하다”는 반발이 나왔다. 장동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힘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지 못하고 반대로 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24, 25일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당 대표 후보군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친윤계 일각에서 나경원 의원을 두고 ‘한동훈 대항마설’이 나오는 가운데 나 의원은 이날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율을 회복하고 살아 있는 야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패스트트랙과 조국 사퇴 투쟁”이라며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전날엔 ‘나경원 특보단(특별보좌단)’ 행사에 참석해 지지세를 다졌다. 당권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은 “눈앞의 정치 쟁투, 당권투쟁, 권력의 사유화는 나의 정치적 소명이 아니다”며 전대 불출마를 밝혔다.
● 친윤 핵심 “선거 실패 당 대표 출마 않는게 관행”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원 여론조사도 안해봤는데 왜 ‘어대한’이라고 하느냐”며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가리켜 “윤석열 대통령과 제일 가깝고 제일 수혜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며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지도자가 될 수 있느나”고도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선거 실패에 책임 지고 물러난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안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숙려기간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강조한 것. 친윤계에선 “더불어민주당도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친윤계가 공격에 나선 것을 두고 “영남권 등 전통 지지층은 용산과 각을 세운 한 전 위원장을 여전히 못마땅해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친윤 의원은 “당원을 만나보면 ‘윤 대통령과 갈등을 일으킨 한 전 위원장을 어떻게 뽑아주느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은 “생방송 TV토론에서 채상병 특검법이나 용산과의 관계 등 한 전 위원장이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경쟁자들이 계속 파고들 것”이라고 “결선투표에서 1대1로 붙으면 이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당은 다음달 23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같은달 28일 결선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친윤계에선 뚜렷한 당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라 당 대표 대신 최고위원 출마나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 나경원 특보단 행사 참석, 안철수는 불출마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나 의원은 전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인근에서 열린 지지 모임에 참석했다. 한 모임 참석자는 “한동훈이 되는 꼴은 못보겠다고 애가 타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 의원에게 강력하게 출마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날 “감히 수많은 당원과 국민을 ‘독재자의 후예’로 매도했던 문재인 정권에 나는 ‘보수는 기적의 후예’라고 더 소리 높여 외쳤었다”며 메시지를 냈다. 여당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 등 원내에서 민주당에 판판이 깨지면서 나 의원의 ‘원외 당대표 한계론’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나 의원과 친윤계간 연대설도 흘러나온다.
전대 출마를 고심 중인 소장파 초선 김재섭 의원은 “분위기가 (출마로) 몰아가기는 하는데 전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과연 전대에서 정치적인 소임들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시간을 두고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14~15일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29%가 유 전 의원을, 27%는 한 전 위원장을 꼽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인 응답자의 59%는 차기 국민의힘 대표로 한 전 위원장을 꼽았다. 유 전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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