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사퇴와 연임 도전이 가시화되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8월 전당대회에 대한 당내 고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나경원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주자들 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 단독 입후보 가능성이 크기 때문. 지도부 내에서도 “이 대표 단독 출마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비명(비이재명)계에선 ‘공천 학살’ 여파 속 이 대표 대항마로 출마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20일 “이 대표 본인도 단독 출마를 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대항마로 나설 후보군을 알아보고 있는데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명계 중에서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등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데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사실상 출마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관계자는 “대표직 도전 의향이 있어도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비명계 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일극 체제’가 부각되는 게 차라리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탓에 역대 가장 주목도가 떨어지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올해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찐명(찐이재명)’ 박찬대 의원을 추대한 데 이어 당 대표 선거마저 이 대표 단독 입후보로 치러질 경우 흥행에 참패할 가능성이 큰데다 ‘친명’ 체제에 대한 피로감도 커질 수 있다는 것. 특히 민주당보다 약 한 달 앞서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나경원·원희룡 등 대선주자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림과 대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총선 압승과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에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비슷한 상황”이라며 “자칫 국민의힘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면서 상승 기세를 탈 수 있다”고 했다.
지도부 내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 도전에 대한 공개 우려도 나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연임 도전은) 이재명이란 대선 후보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이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지낸 뒤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선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이 전 대표는) 당권을 가지고 갔고, 그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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