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vs 한미일’ 신냉전 가속화]
러, 사거리 수천km 미사일 다종 보유
軍 “北에 제공땐 한러 루비콘강 건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수백∼수천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만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를 바꿀 수 있어 추적·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북 킬체인(선제 타격) 전력의 증강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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