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군이 공개적으로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 이재명 전 대표 강성 지지층의 표를 얻어야 당내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의 경쟁이 달아오를수록 ‘비전 실종’ 전당대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야권에 따르면 친명계의 최고위원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선우 의원도 같은 날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 돼야 한다”며 “소년공이 대통령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과 함께 이재명 전 대표와 손을 맞잡은 사진도 올렸다.
최고위원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전현희 의원도 25일 이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집요하고 무도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뛰어난 리더십으로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끈 대표”라며 “굳게 손을 잡고 함께 이겨나가리라 다짐한다”며 추켜세웠다.
충성 경쟁 배경엔 최고위원 선출 방법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결과와 권리당원 투표결과 70%와 국민 여론조사 투표결과 30%를 합산해 선출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각각 표 반영비율을 20 대 1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입이 쉽고 팬덤에 좌우되는 권리당원 표심 비중이 커지면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지도부는 이재명 전 대표를 필두로 모두 강경파 친명계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표는 연임 도전은 유력하다. 친명계 득세에 비명(비이재명)계가 어느 때보다 움직이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대표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비명계 이인영 의원은 개딸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 선거에서 노선과 가치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고민정 의원은 1기 이재명 지도부에 유일한 비명계로 진입해, 다양한 안건에 이견을 표출했었다.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친명횡재 비명횡사’에 반발해 당직을 사퇴했다가 지도부 만류에 복귀한 바 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를 통해 “저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라든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를 해야지 이 전 대표와 가깝다거나 이 전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 대선 승리하겠다는 얘기만 해서는 부족한 거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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