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한동훈과 정적처럼 변했는데
“한동훈, 尹과 말도 안섞어…출마 안한다’ 해놓고 이미 준비…와,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친윤 진영 급조 후보 시각 있는데
“난 創尹… 尹에 손수건 한장 안받아 급조라니, 누가 나를 만든다는 건가”
돌연 출마선언 왜 했나
“巨野의 탄핵음모 착착 진행되는데… 경험 없고 순진해선 싸울수 없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당정 갈등 해소 노력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7·23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참패 뒤 행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식사도 안 하고 말 한마디 안 섞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4월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이 제안한 오찬을 거절하고, 당 대표 출마 직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총선 참패도 당에서는 한동훈 공천이 원인이었다”며 “공천 이유를 알 수 없는 의원들이 전부 (한 전 위원장 캠프에) 보좌관을 파견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캠프를 만들려고 자기 사람을 심은 건지 대답해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저격수’로 총선에 출마한 원 전 장관과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한 전 위원장이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은 지 5개월 만에 정적(政敵)처럼 변한 모습이다.
원 전 장관은 총선 패배 후 잠행을 이어오다 20일 ‘당정일체’를 앞세워 전격 전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거대 야당의 대통령 탄핵 음모가 착착 진행되는데 너무나 경험 없고 순진한 입장이 당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인터뷰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철도(KTX)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돌연 출마를 선언했다.
“인천 계양을에서 전력을 다해 더 쉬려 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국면이 시작되면서 당원들의 걱정과 불안감이 커졌다. 당원들은 내부 분열로 모두가 괴멸하는 탄핵과 같은 결과가 올까 봐 두려워한다. 무도한 거대 야당에 맞서 당의 단합을 유지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지금 우파 진지가 너무 약하다. 우파 진지의 강화가 필생의 과업이 될 것이다.”
―당 지지율이 정체 상태다.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은 국회의원 자리에만 충실하려 하니 당 전체로는 무기력하거나 웰빙 정당의 모습을 보인다. 폭주하는 야당에 대해 당원들의 단합,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처절한 싸움이나 치열한 노력이 부족하다.”
―총선 패배 원인은 무엇인가.
“대통령실과 정부의 책임이 상당 부분이다. 그러나 당은 선거를 지휘한 책임을 지면서 ‘내가 더 크게 변하겠다’란 태도가 필요하다. 당의 책임은 한 전 위원장의 공천이다. 다 반대하는데 (한동훈 비대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에게) 왜 비례대표를 두 번이냐 연속으로 주느냐.”
―한 전 위원장과 총선 직후 식사 회동도 했다.
“당시 한 전 위원장은 내게 분명히 ‘출마 안 한다’고 했다. 나도 안 나간다고 했다. 그걸 전제로 서로 걱정을 나누고 위로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준비하고 있었더라. 그래서 ‘와, (사람)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친윤 진영에서 ‘한동훈 대항마’로 급조한 후보라는 시각도 있다.
“급조라니, 누가 나를 만든다는 건가. 나는 늘 만들어져 있다. 언제든 볼을 던질 수 있게끔 몸은 만들어져 있으나 좀 쉬고 있었던 거다. 나는 윤석열 정부를 창업한 ‘창윤(創尹)’이다. 친윤은 한 전 위원장이다. 20년 동안 인연을 맺으며 윤 대통령과 넥타이 사주는 관계이지 않나. 나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손수건 한 장 얻어본 적 없다.”
―친윤 진영의 지원만 보이고 비전이나 정책 등은 안 보이는데….
“출마를 결심한 지 일주일도 안 됐다. 며칠 내로 비전과 정책에 대한 레이스를 주도하겠다.”
―한 전 위원장 후보 비판에만 골몰하는 것처럼 비친다.
“자꾸 한 전 위원장만 물어보니까 정직하게 대답한 것뿐이다. 지금 당내에 ‘한동훈 반대파’들이 있다. 그들과 대화도 안 하고 어떻게 덩치 큰 여당을 이끌고 가겠느냐. 정치인은 수련을 쌓고 나와야 한다.”
원 전 장관은 앞서 이틀간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부산을 찾았다. 그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우리 당은 민심과 당정이 함께 가야 하는 길목에 놓여 있다”며 “이재명 독재 체제로 여당을 분열시키고 당정을 내부 전쟁 상태로 몰고 가려는 ‘이재명 어버이당’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 장관 자리에서 적극 방어했다.
―앞으로도 계속 용산을 옹호하고 방어하는 것 아닌가.
“어느 장관이었어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다. 문재인 정부 때 이뤄진 노선 변경을 이 정부에 덮어씌웠다. 영부인 가족을 방어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이제 국정조사 할 텐데 뭐든 다 하라고 해라. 입법 독재인지 아닌지 나올 거다.”
―홀로서기를 못한다는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마타도어(흑색선전)다. 나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모두 경선 경쟁자였던 사람이다.”
―민주당 이 대표와 대장동 이슈 때부터 갈등해 왔다. 당 대표가 되면 협상에 걸림돌이 있지 않겠나.
“이 대표와는 공적인 관계로 대할 것이다. 인간적인 관계가 되려고 플러스알파(+α)로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안 되더라도 공적인 것까지 무시하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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