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자신의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음모론을 언급했다고 적은 것과 관련해 “그런 말을 윤 대통령이 하셨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장의 주장에 대해 “그 직후에 대통령실에서 그런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론 입장을 낸 걸 봤다. 저는 그 말을 신뢰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발간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서 2022년 12월 5일 윤 대통령과 독대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참사가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을 무렵이다. 김 전 의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고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건의에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은 28일 새벽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를 생생히 전해 들어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거들었다. 박 의원이 남겼다는 메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박 의원의 글에 대해 “진짜로 윤 대통령의 말이 그런 의미였고, 그렇게 이해했고 그런 근거가 있었다면 1년 반이 넘도록 뭐 한 건가”라며 “만약 사실대로라면 대단히 심각한 말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 민주당이 그동안 정치공세를 덥석 무는 수준을 보라”며 “왜 이거는 두셨나? 이성적 판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윤 대통령이 하셨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당권 경쟁자인 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 등이 자신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말한 데 대해 “정치인이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했다. 이어 “당정관계가 정치의 목표인가? 그게 아니고 좋은 정치하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정치하기 위한 방편이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추진하고 있다. 한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한 질문에 “차라리 탄핵을 안 하는 대상을 찾는 게 빠르지 않겠나”라며 “대한민국 탄핵 제도라는 게 이런 식으로 쉽고 가볍게 막을 수 있는 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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