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대통령과 가깝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해도 할말은 해… 수직적 당정관계가 위기 한 원인”
‘1弱 평가’ 뒤집을 수 있나
“꼴찌가 1등돼야 진짜 당 변화… 한동훈, 당 살리겠다는 건 궤변”
“지금 당의 숙제는 대통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시중의 인식을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 나는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다 한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위기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투박한 국정 운영”,“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민심이라고 주장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행태” 등을 꼽으며 직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1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총선에서 망한 사람이 당을 살리겠다고 하는 게 얼마나 궤변이냐”고 직격했다.
자신을 향한 ‘1약’ 평가에 대해선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활동했다가 책임을 지고 오랫동안 중앙 정치권에서 멀리 있었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아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진짜 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으려면 꼴찌가 1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여당의 험지인 수도권(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을 달성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동아일보 사옥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선언에서 당 중앙을 폭파하겠다고 했다.
“당에 위기가 온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서도 비겁하게 침묵했다. 총선 참패 이후에도 ‘공동묘지의 평화’같이 조용하다. 당 중앙을 폭파시킬 정도의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 이준석을 내쫓고 안철수를 핍박하는 뺄셈 DNA부터 없애야 한다. 이익집단이 아니라 우파 이념에 충실한 정당이 돼야 한다.”
―왜 윤상현이어야 하나.
“수도권 위기론을 가장 먼저 얘기한 사람, 더불어민주당과 싸워 수도권에서 내리 5선을 한 사람이 누군가. 당심이 민심이고 민심이 당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윤상현뿐이다.”
―당 위기 원인이 뭔가.
“솔직하게 수직적인 당정관계가 한 원인이다. 윤심이 민심이라고 주장하는 윤핵관들의 행태, 그로 인한 뺄셈 정치가 중도층과 젊은층을 이반시켰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말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을 좋아한다. 가슴으로 정치하는 분을 처음 만났다. 그래도 할 말은 다 한다. 호형호제 관계 속에 충언도 많이 하고 야단도 맞는다. 일전에도 이재명 만나라고도 했고, 기자실 찾으라고도 했다. 대표가 돼서도 기탄없이 말하겠다.”
윤 의원은 30일 한 전 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두 사람 중 당 대표가 나오면 당에도 좋지 않고 윤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다”며 “누가 되든 후유증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꾸겠다고 했다.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한 전 위원장은 강력한 대권 주자인데 당권까지 가져가서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그러면 대통령이 설 공간이 없다. 역사가 얘기해주는 거다. 이미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주장은 대통령에 대한 선전포고 아닌가.”
―원 전 장관은 ‘당정일체’를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이 대표가 되면 수직적 당정관계, ‘김기현 체제 2’가 될 것이다.”
―1약 평가를 뒤집을 수 있나.
“나 역시 21대 총선에서 0.12%포인트 차로도 이겨보고, 험난한 정치 서사를 쓰고 있다. 이준석도 생각지 못했지만 대표가 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을 올릴 복안이 있나.
“당 자체를 서비스 정당, 봉사기관으로 바꾸겠다. 당 민원국에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게 해 민생정당으로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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