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일 정부와 국회 간의 소통 가교 역할을 맡을 정무장관 신설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정무장관 신설이 현실화되면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특임장관이 폐지된 후 11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여소야대 정국 속 각종 국정과제 입법을 위해서는 야당과의 소통 채널 확대가 필요하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무장관직을 신설해 국회와 정부의 실효적이고 실질적인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 현안과 국정 현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설명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거 무임소(無任所)장관으로도 불렸던 정무장관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기능하다가 김대중 정부 때 폐지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특임장관이란 이름으로 부활했다가 박근혜 정부 때 다시 폐지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4·10총선 직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을 폐지하고 정무장관직을 신설하는 개편 방안 등이 검토됐다”며 “민생 정책 등 야당에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을 때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무장관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정무장관을 신설해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은 유지하는 방향이다. 또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정무장관직을 맡아 국회 소통 창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정무장관 신설을 검토한 바 있다.
정부는 저출생 및 고령화 대응을 위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도 추진한다. 과거 경제기획원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교육부 장관이 맡았던 사회부총리를 인구전략기획부 장관이 맡게 된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전략기획부와 함께 정무장관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정부조직법 개정은 야당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적극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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