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지난해부터 국회가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두 번이나 추진하고 위원장이 사퇴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기 전인 이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이를 재가했다. 방통위원장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퇴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 사태로 인해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4일까지 열리는 본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탄핵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야당의 탄핵소추 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는 오히려 저에 대한 직무 정지를 통해 방통위 운영을 마비시키고자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그 즉시 직무는 정지돼 방통위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약 6개월간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추천 상임위원 부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급한 방송통신정책 현안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룰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2인 체제 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했다”며 “법과 양심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 의결해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탄핵 추진 사유로 “정원이 5명인 방통위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2명만으로 주요 결정을 내린 것은 위법”이라고 꼽은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방통위원장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동관 위원장도 야당의 탄핵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저의 물러남이 반복되는 혼란과 불행의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체 없이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차기 방통위원장에는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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