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일본에 조선인 노동자 위령시설 설치를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본 언론에서 보도된 조선인 노동자 위령시설 설치는 일본 내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30일 일본 측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물밑에서 한국 쪽과 조율하고 있다. 한국 쪽은 한반도 출신(강제노동 피해자)에 특화된 위령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일 양국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도 사도 광산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한일 양국 간 사도광산과 관련해 아주 진지하고 성실한 협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로서는 전체 역사가 충실히 반영되도록 일본 측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분명하며 이를 설명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 입장을 잘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일 양국 정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 사안은 최종 합의되거나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지금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여러 사안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했던 현장이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유산 대상 기간을 17세기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로만 한정해 ‘꼼수’ 등재 논란이 일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자료 보완 시 등재 가능성이 큰 ‘보류(Refer·정보 조회)’를 권고하면서 기타자와 지구를 유산 범위에서 제외하고 광산 채굴의 모든 기간에 걸친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해설·전시 전략을 개발해 현장에 설치하라고 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이달 하순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다.
등재 결정은 위원국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이뤄지는 것이 관례이나, 우리 정부는 일본이 전체 역사 반영 권고를 무시할 경우 등재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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