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 간 ‘말 폭탄’ 공방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서 “공멸로 가는 네거티브 비방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대 공식 선거 운동 기간 후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과 캠프 논평 중 절반 이상이 “자해의 정치” “국민 배신” “내부 총질” 등 상대 후보 비방 내용으로 나타났다.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당 대표 후보 4명의 SNS 메시지와 캠프 논평 등 52건(행보 관련 글 제외)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27건이 다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집계됐다. 취재진과 현장 질의응답이 아닌 정제된 메시지를 내는 창구마저 비방전에 활용한 것이다. 이 외에 야당 비판은 8건, 정책 논평은 6건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후보는 21개 메시지 중 타 후보 비판이 13개(61.9%)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윤상현 후보가 7개 중 4개(57%), 나경원 후보가 16개 중 7개(43.7%), 한동훈 후보가 8개 중 3개(37.5%) 순이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한 후보는 나머지 세 후보를 겨냥한 글이 많았다. 나 후보와 윤 후보는 원 후보와 한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주로 올렸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후보와 원 후보를 겨냥해 각각 “배신 프레임의 늪에 이미 빠졌다”, “출마 자체가 이미 채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캠프는 전날 비전발표회 뒤 논평에서 한 후보만 콕 집어 “당정 관계, 대통령과의 신뢰, 소통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원 후보를 두고 “당정 관계를 퇴행시키는 그런 지경으로 갈까 봐 아주 걱정”이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인신 공격이나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나친 상호 비방으로 분열하면 공멸”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토론에서도 “네거티브가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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