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양절 이어 김일성 기일 행사도 축소하나…“애도 기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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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4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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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금수산태양궁전’ 전경.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금수산태양궁전’ 전경.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오는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3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애도 주간을 일주일에서 하루로 대폭 축소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지난 4월 김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축소한 데 이어 ‘정주년’을 맞는 기일 행사도 축소될 경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선대 지우기’ 기조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북한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도당에서 도내의 모든 기관, 기업소들에 김일성 주석 관련 애도 지시를 하달했다”며 “김 주석 사망 30주년을 맞는 애도 주간이 하루로 단축된다는 지시였다”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는 김일성, 김정일의 혁명 역사를 학습하면서 혁명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세습지도자 총비서(김정은)에 충성을 집중하라는 의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이후 ‘3년 상’을 치른 뒤 애도 기간을 점차 줄여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9년에는 100일, 2000년에는 30일, 2010년에는 9일, 2013년에는 7일, 2022년에는 5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애도 기간이 하루로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최근 속도가 붙은 김정은 총비서의 ‘우상화’ 작업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2일 차 전원회의 관련 보도에서 간부 전원이 김 총비서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초상휘장)를 착용한 것을 공개했다.

초상휘장의 등장은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작업 중에서도 ‘선대와의 차별화’를 유독 부각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 집권 후 10여년 동안에도 북한은 그의 초상휘장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는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선대의 통치 이념과 구분되는 김 총비서 고유의 통치 이념 부재와도 관련이 있는 행보였다.

그 때문에 초상휘장의 등장은 김 총비서의 고유의 통치이념인 ‘김정은주의’가 곧 완성돼 내부로 공표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올해 당 간부학교 준공식을 보도하면서 교내 외벽과 교실에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초상화가 나란히 걸린 사진도 처음 공개했다. 김 총비서는 당시 연설에서 ‘새시대 간부 육성’을 강조했는데 이곳에서 ‘김정은주의’ 이념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은 ‘태양절’(4월 15일)로 부르던 김 주석의 생일, ‘광명성절’(2월 16일)로 부르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명칭을 올해부터 바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올해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한 번도 참배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본격적으로 ‘독보적 위상’의 지도자로서 김 총비서를 우상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곧 ‘김정은주의’를 공식 공표하고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헌법 및 노동당 규약 등의 개정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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