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막기 위한 국민의힘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4일 오후 강제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민주당 주도로 상정된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에 관한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투표 결과 재석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2명으로 필리버스터가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이후부터는 토론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발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를 분풀이 하듯이 윽박 지르는 장으로 만드는 국회의장의 반성과 태도 변화 없이 당초 내일로 예견된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면서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도 요청했다.
앞서 3일부터 이틀째 진행된 필리버스터에서 7번째 토론자로 나선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최초 필리버스터 시작 이후 24시간을 넘긴 이날 오후 3시 45분경 종료 여부를 묻는 표결이 예고됐지만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곽 의원은 “투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나한테 발언권이 있다”며 맞섰다.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는 국회법상 근거가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상으로 몰려나가 우 의장을 향해 “(발언권을)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우 의장은 “제가 마무리하라고 충분히 시간을 드렸다”면서 재차 말했다. 또 국민의힘에 교섭단체 간 합의를 통해 마무리 발언을 할 시간을 정할 것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토론 진행 중 토론을 끊을 수 있는 권한이 의장에게 없다”라고 맞서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초 예상된 표결 시간보다 한 시간여 더 흐르자 결국 우 의장은 “의장의 의사 정리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국회법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을 듣지 않겠다”라면서 표결 절차 돌입을 선언했다. 좌석에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고, 단상 앞으로 몰려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에게 “물러가라” “사퇴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필리버스터가 종료됨에 따라 채 상병 특검법 표결도 곧바로 이어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날 표결 뒤 이어질 대정부질문에 불참할 예정이다.
채 상병 특검법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임의로 1인씩 총 2인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윤 대통령이 3일 이내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했다. 수사 범위도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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