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무시’ 논란…한동훈 “왜 지금 이런 얘기 나오는지 의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5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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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4.7.4/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4.7.4/뉴스1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5일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쪽방촌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자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CBS라디오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빚은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읽씹’(읽고 씹기) 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며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보낸 구체적인 문자 내용에 대한 물음에는 “(보도된 내용은)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좀 다르다”면서도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니라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한 전 위원장과 당권을 놓고 경쟁 중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읽씹’ 논란에 대해 “‘절윤’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며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갈등설을 부각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나.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한 전 위원장이 그때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많은 후보들이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총선 패배를 한 전 위원장 탓으로 돌렸다.

당권 후보인 나경원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총선 때 당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 이상 비방과 폭로전에 휩싸여선 안 된다”면서도 “한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올렸다. 나 의원은 “(문자에 답하지 않은)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며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한동훈#김건희#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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