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3차 충돌]
문자 전문 공개 안돼 논란 확산… 서로 상대측에 “공개하라” 맞서
친한 “이철규가 흘려 反韓몰이”… 李 “실제 문자 본적도 없어” 반박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에는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물의를 일으켜 부담드려 송구하다. 내 불찰이다. 백 번 천 번이라도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찐윤’(진짜 친윤석열)으로 통하는 이철규 의원이 이런 내용이 포함된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1월 한 위원장에게 보낸 5차례 메시지 중 일부를 봤다고 밝힌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 측은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에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붙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10%포인트 빠졌다. 역풍이 우려된다”는 취지 내용 등 디올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기 어려운 이유를 나열한 뒤 “한 위원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하라고 하면 결심하겠다”는 내용이었다는 입장이다. 텔레그램 메시지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채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친윤의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에게 “김 여사가 보낸 문자를 공개하라”고 했다. 한 후보와 가까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원 후보의 요구에 대해 “코미디 하느냐, 폭로한 쪽에서 까라”라고 맞받았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철규 의원이 의원들에게 문자 내용을 흘리며 반한 몰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 교수는 이 의원을 겨냥해 “매우 사악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① “사과 결정 따른다고 했다” vs “‘그럼에도’ 전제 있었다”
친윤 측은 1월 15일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했고 1월 19일에는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결정해주면 따르겠다. 위원장 의견을 따를 것”이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고 했다. 친윤계는 “당에서 필요하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었다”며 “김 여사가 저자세로 나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19일 문자에서 “‘진정성 논란이나 책임론 때문에 결정 못 하는 것이다. 사과하면 책임론에 불이 붙는다. 그럼에도 사과를 결정하면 하겠다’는 내용을 자르고 재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 측은 “5차례 메시지가 실제로는 사과를 안 해야 하는 이유를 늘어놓은 문자였다”는 입장이다.
1월 23일 김 여사가 보낸 메시지도 친윤 측에선 “김 여사가 ‘김경율 비대위원 워딩에 가슴 아팠다. 하지만 한 위원장 말을 이해하려 한다. 너무 잘못했다. 사과가 필요하다면 단호히 결심하겠다’고 보냈다”고 했지만 친한 측에선 “‘위원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표현이 사과가 필요하다는 말 앞에 생략됐다”고 반박했다.
② 친한 “이철규가 유출 의심”, 李 “언급 가치 없어”
친한계는 “이번 논란을 촉발시킨 문자 내용을 이 의원이 유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누가 이런 자해극을 벌인 것인지 짧은 안목과 위험함에 혀를 찬다”(배현진 의원), “대통령과 당이야 어찌 되건 말건 호가호위하기 위해 툭하면 대통령마저 위험에 빠뜨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장동혁 의원) 등의 주장도 나왔다. 반면 이 의원은 통화에서 “문자 관련 이야기는 들었어도 실제로 내용을 본 적은 없다”며 “무슨 일만 있으면 내게 책임을 돌린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또 “텔레그램 메시지를 다른 의원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며 “전언으로 듣고 이야기만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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