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정상회의 앞두고 로이터 인터뷰
“북-러 군사협력, 한반도 평화 위협
우크라 무기지원 러 태도에 달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러시아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로, 러시아 측이 결국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자신에게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8일 출국하기 전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민폐’를 로이터는 ‘위협’이라는 뜻인 ‘menace’라고 번역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최근 북한과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격상하면서 밀착한 러시아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를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제공하면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
9월 서울에선 한국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 방어훈련(APEX·국제사이버훈련)이 열린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 나토 동맹국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해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한 뒤 10∼1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및 북-러 군사 협력을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이를 규탄하는 공동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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