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점차 강해지면서 흥행 실패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권 경쟁이 당초 예상과 달리 ‘3자 구도’로 재편됐지만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최고위원 출마 후보들도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탓에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대권주자급 인사 4명이 자웅을 겨루는 국민의힘 경선 분위기에 밀려 컨벤션 효과는 물론 비전 경쟁마저 실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당 대표 선거에 입후보한 이들은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이재명 전 대표(이상 가나다순) 등 3명이었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총 13명(원내 8명·원외 5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시작부터 ‘이재명 연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대표직을 사임한 후 원내 의원과 강성 당원들로부터 꾸준히 ‘연임’ 요청을 받아왔다. 김 전 의원과 김 대표가 대항마를 자처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인지도와 권리당원 지지 측면에서 당선 가능성이 다소 낮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근 국회의원들, 원외위원장들 중에서도 저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지만 지금 당내 상황에서 굳이 오픈(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공개 지지자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을 염려한 것인가’라고 묻는 진행자에게 “지금 그것이 우리 당 상황인데 그런 염려가 충분히 되지 않겠는가. 지금 강성 당원들은 그러고도 남는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민주당 대표 선거 레이스에서는 ‘이재명’만 보이는 형국이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도 이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당시 8명의 후보가 출마해 최소한의 정책·비전 경쟁을 펼쳤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약 석 달 만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을 두고 격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노골적인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에 매진하고 있어 유의미한 정책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전현희 최고위원 후보는 출마 선언과 함께 “이 전 대표의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으로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강선우 최고위원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 글에서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이라도 친명·비명(비이재명)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민주당의 불행“이라며 ”(최고위원 출마자) 전부 친명 일색이라면 중도층 확장을 위해 흥행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한테 관심도 끌지 못하니까 잘 조정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오는 사람 모두 이재명, 이재명 하니까 저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모두 이 전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변별력이 부족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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