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11일 비공개로 의원 및 측근들과 면담 일정을 소화했다. 전당대회를 넘어 차기 대선을 겨냥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총선 이후 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사실상 ‘선 긋기’에 나선 이 후보와 차별화하며, 친노·친문 표심을 파고드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정동영·김병주·위성락 의원, 이한주 민주연구원 원장 등 민주당 방미외교단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지난달 23∼29일 미국 방문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방미외교단 의원들의 다음 달 중국 방문 계획과 정 의원이 제안한 남북미중 4자 협력 방안에 대해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다음 달 1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의원들을 비롯한 조언 그룹과의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차기 대선을 위한 준비 단계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자신의 미래 비전을 알리고, 대선에 대비해 내공을 다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데 이어 이날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약 20분간 환담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며 “김 후보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면서 “민주당이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이 후보 중심의 민주당 일극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후보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당 대표가 차기 지방선거 공천도 하고 본인 대선도 준비하는 것은 욕심”이라며 “2026년 지방선거에서 시스템 공천을 하려면 이를 운영하는 사람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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