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방뇨 하듯이 마타도어 구태”
“좌파 출신들과 黨 접수하려고 해”
당권주자들 자해 수준 진흙탕싸움
野, 노란봉투법 등 입법 드라이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권주자 간 브레이크 없는 자폭 이전투구로 흐르면서 당이 전당대회 이후 회복 불능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드라이브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언급까지 거침없이 하는 상황에서 여당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는 11일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감원장(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후보도 즉각 캠프를 통해 “마치 노상 방뇨 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맞받았다. 원 후보의 31년 전 사법연수원생 시절 ‘노상 방뇨 사건’을 부각시킨 것이란 해석이다.
원 후보는 이날에만 네 차례 공격 메시지를 냈고, 한 후보도 이에 세 차례 반박 및 역공하는 메시지를 내는 등 이전투구를 이어 갔다.
나경원 후보도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가 ‘당무 개입’이란 취지로 비판한 것에 대해 “대통령 탄핵의 밑밥을 깔아 주고 있다”며 “본인 살자고 정권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협박 아니냐”고 했다.
이날 오후 2차 방송토론회에선 ‘색깔론’ 논쟁과 서로를 향한 정계은퇴 요구까지 나왔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당 접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냐”고 했고,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 주변에 좌파 출신이 많다.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이런 식으로 색깔론을 들이대며 좌파몰이까지 하다니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가”라고 반발했다. 또 원 후보가 제기한 세 가지 의혹의 사실 여부를 두고 한 후보는 “사실이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강수를 두며 “사실이 아니면 원 후보도 정계은퇴를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여당 내 자해 수준의 충돌이 이어진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이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화물운수사업법 개정안 등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민주당이 이날까지 채택한 당론 법안만 45건이다.
색깔론까지 나온 與전대… 원희룡 “韓 주변에 좌파” 한동훈 “元이 운동권 출신”
[與 ‘자폭 전대’] 與 당대표 후보 두번째 TV토론회… 윤상현까지 가세 韓 집중 공격 元 “여론조성-사천 의혹 당무감찰”… 韓 “공천 개입 사실이면 정계은퇴” 나경원 “韓 법무장관때 성과 없어”
“한동훈 후보의 장인어른은 검찰 (근무) 경력이 있지만 민주당 (소속) 분이다. 또 김어준, 유인태 이런 분들이 한 후보를 열렬히 지지한다.”(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
“철 지난 색깔론을 퍼뜨리고 있다.”(한동훈 후보)
● 여당 토론회에 등장한 색깔론 공방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의 두 번째 방송토론회에선 ‘색깔론’ 공방이 등장했다. 보수층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 후보는 좌파” 주장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 것. 원 후보는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리냐. 보수인사를 1000명 넘게 잡아들였던 당사자가 우리 당을 접수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도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거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한 후보는 “주변에 좌파 출신이 많다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민주당과 가장 몸 사리지 않고 싸워서 사랑받는 거다”라고 반박했다.
11일 열린 2차 방송 토론회에서 원 후보는 “(한 후보는) 당내와는 잘 소통 안 하면서 김경율 전 비대위원, 진중권 교수 등 정의당, 참여연대 출신과 소통이 활발하다”며 “주변에는 민청학련 주동자였던 이모부가 계시다. 김대중 정부 때 이해찬 당시 총리와 함께 민청학련 대부 역할을 한 분”이라고 했다. 한 후보의 이모부는 이근성 전 프레시안 대표다. 윤 후보도 “한 후보 주변에 좌파 출신분들이 많다”고 가세했다.
이에 한 후보는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황당하다”며 “20년 동안 뵙지 못한 이모부 이야기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니냐”며 “김경율, 진중권과도 소통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이날 토론회에선 “맨날 수사하다가 취조당하니 당황스럽냐”(원 후보가 한 후보에게), “원 후보가 말하는 건 다 ‘뇌피셜’”(한 후보가 원 후보에게)이라는 등 감정 섞인 난타전이 이어졌다.
● “元, 김의겸만도 못해” vs “韓 되면 우리 다 죽어”
원 후보는 이날 자기소개부터 한 후보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그는 “당 앞날에 대한 절박함으로 한 후보에게 묻는다. 여론조성팀, 사천(私薦), 김 전 비대위원 금감원장 추천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원 후보는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지 않겠냐”고 한 후보를 공격했다.
원 후보의 공세에 한 후보도 첫 주도권 토론부터 원 후보를 지목해 “제 처가 공천 개입했단 근거를 대라”고 반격했다. 원 후보가 “(비례대표 공천 때) 인재 영입에도 없었고, 거론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거 들어왔다. 검찰 최측근 인물, 가족 포함 인간관계들(의 관여) 외엔 설명 안 된다”며 당무 감찰을 제안하자 한 후보는 “그 사람들과 제 처가 일면식 있거나 아는 사이면 후보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에게 “사실이 아니면 후보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겠느냐”고 물었고 원 후보는 “예. 저도 같이 책임 지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원 후보를 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 씨보다 더 못한 것 같다. 구태정치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원 후보는 “거짓으로 몰고 가고 말싸움 기술로 넘어가려는 게 구태”라고 맞받았다.
나경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문제삼으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법무부 장관 때 성과가 없었다”는 나 후보의 공격에 한 후보는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곧 결실이 나온다. 엄정하게 처벌받는 것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서도 “(총선 때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왜 나갔냐”며 “이재명과 싸워서 몸집을 키우려 생각한 거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원 후보는 “우리 당이 힘을 내서 이재명에게 위축되지 말도록 하자는 거였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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