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한 중국대사관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연회에 북한이 참석자 대표의 급을 낮췄다. 예년과 달리 중국과 친선을 강조하는 기사 등도 북한 관영매체들이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최근 양국은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불편한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연회에 참석자의 급을 낮춘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11일 주북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기념연회에 조중 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과 관계 부문 당국자들이 참석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기념 연회에 우리 국회 부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표로 참석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인 김 총장을 대표로 보낸 것. 북-중 우호조약은 1961년 7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와 체결한 조약이다. 한쪽이 군사 침입을 받게 되면 다른 쪽도 개입한다는 내용이 핵심인 만큼, 북한은 그동안 이 조약 체결일을 성대하게 기념해왔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연회에서 “연설들이 있었다”고만 했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연회에서 왕야쥔(王亞軍) 대사가 “중북 관계가 시대와 함께 나아가며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연설했다고 밝혔지만 이 발언도 보도하지 않은 것.
이를 두고 “북-중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또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냉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조약까지 체결하며 급격히 밀착하자 북한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 역시 반발하며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이어지는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등 중국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행동을 하게 되면 중국은 더 강하게 북한을 조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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