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與 전대… “증오 부추긴 당권 주자들은 네탓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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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당대표 후보 채널A 토론서 공방
元 “채상병 특검 되고 韓특검 안되나”
韓 “元, 민주당 억지 주장에 올라타”
당 선관위, 연설회 난투극 수사 의뢰

국민의힘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왼쪽부터) 당 대표 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채널A
 주관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 4명은 이날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왼쪽부터) 당 대표 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채널A 주관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 4명은 이날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전날 국민의힘 7·23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후보 지지자 간 난투극 사태에 대해 당 대표 후보들은 16일에도 반성 대신 ‘네 탓’ 공방에 몰두했다. 당내에선 “증오를 부추긴 당권 주자들이 ‘너 죽고 나 살자’식 공방만 이어가면서 보수 몰락, 분당(分黨) 막장극으로 가고 있다”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당권 주자 4명은 이날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방송토론회에서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할 채 상병 특검법은 받아야 한다면서 본인 관련 한동훈 특검은 안 된다고 한다”며 “정치 이전에 신의와 의리가 있어야 하는데 항아리에서 곶감만 빼먹는 모습”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한동훈 후보는 “민주당이 말하는 억지 주장에 올라타고 있다. 원 후보의 태도가 문제”라고 맞받았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여론조성팀 의혹을 꺼내 들었다. 한 후보는 “지금도 댓글이 올라올 텐데 내가 시킨 것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논리다. 100번, 1000번 하든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하다 하다 (댓글팀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양문석 의원 논리로 같이 편먹고 같은 당 대표 후보를 공격하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후보들은 하루 종일 난투극 책임 전가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는 오전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원 후보 지지자들이 내 연설을 방해했던 것”이라며 “계획하고 와서 난동을 피운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 팬클럽을 겨냥해 “이런 팬클럽 행동이 과거 우리 당에선 없었던 부분들이 유입된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출마 자체에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했다. 이어 “원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인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고 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한 후보의 연설을 방해한 유튜버 3명을 업무 방해, 폭행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羅 “韓, 댓글팀 특검 받을 준비하라” vs 韓 “민주당과 편먹고 공격해”


與당대표 후보 채널A TV토론
원희룡 “한동훈 황태자 같아”… 윤상현 “여론조성팀 없었나”
장외선 ‘연설회 육탄전’ 공방
韓 “원희룡 지지자 계획 난동”… 元 “한동훈 측 유튜버가 폭행”

16일 채널A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7·23전당대회 3차 방송토론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거론하며 자폭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열흘 새 4번째 경고 메시지를 냈지만 전날 폭력 사태에 대한 ‘남 탓’ 책임 전가에 이어 토론회에서도 ‘일단 당권부터 잡고 본다’는 기조로 네거티브 공방을 이어간 것이다.

● “댓글팀 특검법 사법 리스크” vs “민주당과 편먹어”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3차 방송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가장 아픈 곳을 노렸다. 특히 1강 한동훈 후보를 흔들기 위한 ‘한동훈 특검법’ ‘여론조성팀(댓글팀)’ 의혹 공세에 불을 붙였다.

첫 주자로 나선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보면 황태자 같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 후보가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정치 이전에 신의와 의리가 있어야 하는데 항아리에서 곶감만 빼먹는 모습”이라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도 수사를 해도 나올 게 문제 될 게 없느냐”며 “채 상병 특검법으로 대통령이 수사를 받더라도 나올 게 없기 때문에 수사해야 한다고 한다면 한동훈 특검법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나경원 후보는 “민주당이 한 후보 댓글팀 특검을 하겠다고 하니 준비하라”고 몰아붙였다. 윤상현 후보 역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한 후보) 여론조성팀이 있다’고 말한 것, 24개 조직적인 정황의 계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할 것 같다. 여론조성팀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며 “사법 리스크가 있으면 당 대표로서 임무 수행에 여러 가지 힘들다”고 했다.

한 후보는 여론조성팀 논란과 관련해 “관여한 게 전혀 없다”면서 “불법이 있으면 자수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의혹을 제기한 장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 한 후보는 “하다 하다 민주당의 (댓글팀 의심 계정 의혹을 제기한) 양문석 의원 논리에 같이 편을 먹고 당 대표 후보를 공격하는 것이냐”고 했다. 다만 장 전 최고위원 고소 여부에 대해선 “원 후보가 한 거짓말도 고소 고발 안 하고 있고, 당내 선거에서 고소 고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한동훈 특검법을 받을 것이냐고 한 원 후보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억지 주장에 올라타고 있다”고 했다.

집중 공격을 받은 한 후보는 정책 관련 질문으로 역공을 시도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선 “비(非)동의 간음죄를 발의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원 후보를 향해선 “과거 외국인 투표 법안을 발의해 중국인 투표권을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대권 도전 문제를 문제 삼았다. 나 후보는 “대권에 도전하려면 내년 9월에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둘 것이냐”며 “만약 그만두지 않으면 대권을 접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냐)”고 몰아붙였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해석을 미리 할 문제는 아니고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 질문엔 4명의 후보 모두 ‘○’를 선택했다. 한 후보는 “사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1월부터 말했고,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사과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문자에서 나왔다. 지금이라도 사과하는 것이 (논란을) 털어버린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했다. 원 후보는 “영부인은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공적 책임이 있다”고 했고, 윤 후보는 “조만간 검찰 조사 과정을 통해서 김 여사 입장, 사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것이 정당했냐’는 질문에 ‘○’를 택한 뒤 “당시 검사로서 직무를 수행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많이 고민했다”며 “직무상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물리적 폭력 사태 결국 수사로

이날 토론회에 앞서서도 전날(15일) 합동연설회 물리적 폭력 사태를 두고 당권 주자들은 네 탓 공방에 더해 배후에 경쟁 후보 측이 연루됐다고 의심하는 공작 의혹까지 꺼내 들며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상대 후보를 향해 “배신자 꺼지라”고 외치고 헤드록(목을 조르는 기술)에 발차기, 의자까지 던지려 시도했던 난투극 실상을 외면한 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후보들의 모습에 당 관계자는 “보수 몰락을 재촉하는 분당(分黨)대회가 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후보 캠프는 “한 후보와 동행해 온 것으로 보이는 자가 상대 후보 지지자를 집단 폭행했다”며 한 후보 측 책임을 주장했고, 한 후보 캠프는 “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알려진 자가 한 후보 측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다른 후보 캠프 측이 제공한 비표를 받고 입장했다면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며 원 후보 캠프를 겨냥했다. 결국 당 선관위는 한 후보 연설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폭행)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당대회 충돌이 경찰 수사로 비화한 것이다.

양 후보가 자해극을 펼치는 것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결국 민주당만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며 “서로 소중한 당 자산이라더니 상대방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다”고 비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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