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집중호우시 북 지뢰 유입 우려”…고의로 흘릴 가능성도

  • 뉴시스
  • 입력 2024년 7월 17일 11시 26분


집중호우에 북 지뢰 떠내려올 가능성 커
북한군 폭염·장마에도 전선지역 작업 지속
일부 지역엔 여군도 동원…"MDL 침범에 대비"
복합 위기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비태세 강조

ⓒ뉴시스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이 지뢰매설 작업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집중호우 시기에 맞춰 우리 지역에 고의로 흘려보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장관은 17일 북 도발 및 재해재난 대비 긴급지휘관회의를 열고 북한 도발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올해 4월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북측지역 일부에서 북한군의 지뢰 매설활동을 식별했다. 기존 수십만 발 가량의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수만 발을 추가로 심은 것이다.

지뢰를 추가로 매설한 배경으로는 북한군의 월남, 귀순 차단을 위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지역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과 같은 남북공유하천과 연결돼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북한이 지뢰매설 작업을 진행하면서 유실방지와 관련된 작업은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군은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북측 지뢰가 유실돼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집중호우에 맞춰 북한이 고의적으로 지뢰를 흘려보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북한군이 공사한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장마로 인해 유실된 지뢰가 발견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남북공유하천에 지뢰를 의도적으로 살포하는 것 또한 김여정이 밝힌 새 대응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북한 지뢰로 인해 우리 국민, 장병이 다칠 경우를 대비해 관련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국민들이 남북공유하천 인근에서 활동할 경우 북한의 유실지뢰에 유의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미상물체를 발견시에는 절대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여정 위협에 “총격도발 등 다양한 가능성 대비”

최근 김여정 부부장은 연속 담화를 통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방식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위협 수위와 강도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6일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7월16일 새벽과 오전시간에 우리 국가의 남쪽 국경과 일부 종심지대에서는 대한민국 쓰레기들이 날린 대형풍선 29개가 또 발견되였다”며 “한국 쓰레기들의 치졸하고 더러운 짓이 계속될 경우 우리의 대응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도 대남전단 발견사실을 알리며 “마땅히 더러운 짓을 한 대가에 대해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대남오물풍선 살포 수단, 방법의 변화와 함께 과거 우리 민간단체 풍선 부양 시 총격 도발 및 확성기 방송 시 총·포격 도발 사례 등을 고려,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폭염과 장마에도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 수 개월간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DMZ 약 250km 기준 불모지 작업은 약 10%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방벽 설치는 약 1% 수준이고, 지뢰매설은 수 만발 이상이라는게 우리 군 추정이다.

합참 관계자는 “맨땅에서 주먹밥을 먹는 모습을 볼 때 보급·지원도 열악한 상황”이라며 “현재 작업에 수천명이 투입되고 있는데 장마를 고려해 작업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군이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휴일에도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철야 작업과 함께 김일성 사망일에도 작업을 실시한 곳이 있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전선지역 작업간 10여 차례의 지뢰폭발 사고와 온열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군도 동원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의 우발적 귀순 가능성과 함께 작업간 MDL 침범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원식, 북 도발·재해재난 대비 긴급지휘관회의 주관

이날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북 도발 및 재해재난 대비 긴급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우리는 북한의 도발 위협과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까지 대비해야 하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북 도발 위협에 따른 예상 도발 유형과 하계 기상으로 인한 작전적 영향을 평가했다. 이에 대한 우리 군의 확고한 응징 및 대비태세를 논의했다. 또한, 기록적 폭우로 인한 각종 재난상황에 대해 재난대응태세를 완비하고, 안전이 확보된 피해복구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신 장관은 “이럴 때일수록 각 급 제대 지휘관들은 각자 제 위치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우리 국민과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임무수행간 충분한 휴식, 급식 등 세심한 부분까지 지휘노력을 경주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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