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육안 구분 어려운 ‘나뭇잎 지뢰’ 등 수만 발 추가 매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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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질로 탐지-식별 힘들어
하천 살포 가능성, 폭우 범람시 위험”

북한군이 DMZ 내에 대량 매설 중인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북한군이 DMZ 내에 대량 매설 중인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나뭇잎 지뢰’ 등 최소 수만 발의 지뢰를 추가로 매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탈북민 단체가 날려 보낸 대북전단을 빌미로 북한이 남북 공유하천에 지뢰를 의도적으로 살포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17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폭염과 장마에도 수개월째 DMZ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마구잡이식으로 최소 수만 발의 지뢰가 DMZ에 추가 매설됐고, 지금도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목함지뢰뿐 아니라 일부 지역에선 ‘나뭇잎 지뢰’를 매설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특히 스마트폰 크기의 나뭇잎 지뢰는 나뭇잎 외형에 색상이 갈색·녹색이어서 위장 효과가 뛰어나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탐지·식별도 힘들다. 40여 g의 폭약이 들어 있어 북한군의 목함지뢰(폭약 70여 g)와 우리 군의 대인지뢰(폭약 20여 g)의 중간 정도 위력을 갖고 있다.

군은 DMZ 약 250km 전 구간 기준으로 북한군의 불모지 작업은 약 10%, 방벽 설치는 약 1%의 진도를 보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임시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휴일과 교대 병력 없이 하루 12∼13시간씩 철야 작업 중이고, 김일성 사망일(8일)에도 작업한 곳이 있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10여 차례의 지뢰 폭발 사고와 온열 손상 등으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고, 일부 지역에선 여군도 동원됐다”고 했다. 지뢰 매설과 불모지 조성 작업은 북한 주민과 북한군의 귀순 차단 목적이 큰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김여정이 최근 언급한 ‘새로운 대응 방식’의 하나로 황강댐 등 남북 공유하천에 지뢰를 고의 살포하는 인면수심의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16일) 북측 지역에서 대북전단이 또 발견됐다면서 “치졸하고 더러운 짓이 계속될 경우 우리 대응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처참하고 기막힌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런 도발에 나설 경우 접적지역 장병과 주민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군은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군은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열어 북한의 예상 도발 유형과 유사시 응징 대비 태세를 논의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도발 위협과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까지 대비해야 하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북한#육안 구분#나뭇잎 지뢰#추가 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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