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때는 국민의힘 의원 전체 텔레그램 방에서 친윤(친윤석열)계 목소리가 적극 나오고, 친윤계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이 같이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 한동훈 후보의 주장이 담긴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가 올라왔지만 친윤계 의원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18일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15일 오후 충남 천안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 간 난투극이 벌어지자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여당 의원 전체가 참여한 텔레그램 방에 관련 기사를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지점이 있다”며 전당대회 과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발생한 지지자 간 난투극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상황이었다.
자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올라오고 3분 후에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한동훈 후보가 난투극 관련 상황에 대해 설명한 페이스북 글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한 후보는 해당 글에서 “제가 연설할 때,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향해 ‘배신자’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며 “의자를 들어 던지기까지 했다”고 적었다.
한 후보의 입장이 담긴 글이 올라왔음에도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당대회가 격화되는 데 대한 우려는 최근에 계속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 올라왔다”며 “특정 후보 입장이나 누가 잘했는지 이런 내용들은 잘 올라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 후보 입장을 친한계 의원이 직접 전달했지만, 친윤계 의원들이 침묵한 것을 두고는 22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친윤계의 구심력과 응집력이 과거보다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후보 입장을 담은 글이 올라와도 침묵을 지키는 건 변화한 당내 역학 구도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친윤계가 지도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라는 설이 정치권에서 도는 것과 관련해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이날 “좀 유치하고, 그리고 현실화될 가능성은 불가능”이라며 “한 후보가 삼일천하로 이번에 당대표가 돼도 삼일천하로 끝날 것이다 뭐 그런 얘기인데, 불가능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당 대표가 이미 되면 당의 실권을 장악한다”며 “우리는 집단지도체제가 아니고 단일지도체제라 당 대표가 모든 걸 결정하는데. 당 대표가 됐는데 어떻게 끌어내리는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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