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19일 8차 오물풍선 살포를 감행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군 당국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8일 감행한 3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다음날인 9일 6년 만에 전격 재개한 확성기 방송이 2시간 남짓한 ‘맛보기’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10시간에 걸쳐 실시하고, 풍선 부양 원점을 겨냥해 방송하는 등 대응 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우리 군은 북한의 지속적인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수차례 엄중히 경고한 바와 같이 18일 저녁~19일 새벽 오물풍선 부양 지역에 대해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은 북한이 부양한 풍선이 군사분계선(휴전선·MDL)을 넘어온 직후인 18일 오후 6시부터 시작돼 풍선 부양이 모두 끝난 19일 오전 4~5시까지 1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9일 6년 만에 재개된 확성기 방송이 오물풍선 부양 다음 날에야 실시됐고, 2시간가량 짧게 실시된 뒤 중단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강도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39일 만에 재개된 이날 방송은 지난달 9일 방송과 달리 풍선 부양 원점을 지향해 집중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18~19일 풍선을 부양한 지점은 황해남도 중에서도 인천 강화도와 수십 km 떨어진 반도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인천 강화도를 비롯한 서부전선 지역에 설치된 고정식 확성기 여러 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한편 방송 내용이 부양 원점까지 가장 잘 닿도록 하는 방식으로 방송을 실시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선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그 수위를 높일 경우 방송을 넘어 실제 물리적 원점 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군 당국이 앞서 4~7차 오물풍선 살포 당시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지 않았다가 8차 살포에 대응해 방송을 전격 재개한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합참 관계자는 “그간 북한에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 방송을 재개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봐 왔지만 별다른 태도 변화가 없고 대남 위협 수위만 높이고 있어 방송 재개를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19일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북한 정권은 쓰레기를 살포할 여력이 있다면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도탄에 빠져있는 북한 주민들을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한다면 우리 군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합참은 북한이 18일 저녁부터 19일 새벽까지 부양한 풍선은 200여 개로 이 중 40여 개가 경기 북부 등 남측 지역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를 자른 것으로 거름 등의 오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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