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과 친분 과시한 트럼프에 “미련 부풀려”

  • 뉴시스
  • 입력 2024년 7월 23일 14시 01분


조선중앙통신 논평…‘적대시정책 철회’ 촉구
통일부 당국자 “미 대북정책 변경하란 의미”

ⓒ뉴시스

북한 매체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북관계에 자신감을 드러낸 데 대해 ‘미련’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오는 11월 대선 이후 들어설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조미(북미) 대결의 초침이 멎는가는 미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 제목의 논평을 공개했다.

통신은 역대 미국 정부와의 합의를 거론하며 “우리는 수십년 간에 걸치는 미국과의 관계를 통하여 대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고 무엇을 잃게 하였는가를 뼈저리게 그리고 충분히 체감해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브로맨스를 과시한 사실을 언급했다.

통신은 “트럼프가 후보수락 연설에서 우리를 두고 ‘나는 그들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나 다른 것을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등의 발언을 하여 조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우면서 국가간 관계들에도 반영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는 가져오지 못하였다”며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국가의 대외정책과 개인적 감정은 엄연히 갈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우리 공화국 창건 이래 근 80년 동안 미국은 줄곧 가장 악랄하고 집요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추구해왔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금처럼 핵전략자산을 때 없이 들이밀고 첨단무장 장비들을 증강하며 핵작전 운용까지 예견한 빈번한 침략전쟁 시연회들을 광란적으로 벌리면서 그 무슨 대화요, 협상이요 하는 낱말들을 아무리 외웠댔자 우리가 믿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미대결사의 득과 실에 대해 성근히 고민해보고 앞으로 우리와 어떻게 상대하겠는가 하는 문제에서 옳은 선택을 하는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상외교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북한 매체가 공식 반응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다만 외무성 등 당국이 아닌 조선중앙통신 논평이란 점에서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중통 논평 형식으로 나온 걸 보면 조심스럽고 형식적인 반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미국과 북한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고 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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