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나경원·윤상현, 패자들의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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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23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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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후보' 원희룡, 휴지기 불가피…한 위기시 재소환 가능
'무계파' 나경원, 당내 지지층 입증…지선·대선 역할 할 듯
윤상현, 4위에도 내실 있는 성과…지선 역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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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23일 한동훈 당대표의 과반 득표로 마무리되면서 탈락한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세 후보는 전당대회 경선 기간 ‘배신자론’,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보수 정체성 문제’ 등을 고리 한 대표를 공격했지만 대세론을 꺾지 못했다. 전당대회 이후 한동안은 숨고르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외인 원희룡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한동안 정치적 내상을 수습하는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을 목전에 두고 ‘깜짝’ 등판했다. ‘당정일치’를 취임 일성으로 주창한 원 후보를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 당선을 막기 위한 ‘친윤 후보’로 봤다.

원 후보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성공했지만 ‘배신의 정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등 검증 공세는 ‘구태 네거티브’라는 비판을 받았다. 취임 초기와 달리 하락한 대통령 지지도도 원 후보에겐 약점이 됐다.

한 대표를 겨냥한 비례대표 사천·여론조성팀 운영·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제기 이후에는 나 후보에게 사퇴 및 단일화 요구를 받을 정도로 위기에 몰렸다. 3선 국회의원, 제주지사,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쌓은 정책 경쟁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한 대표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 발언 이후 다시금 정치적 공간을 얻었다. 한 후보 당선을 막을 후보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실린 원 후보라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원 후보는 동지의식이 가진 지도부가 필요하고 당정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원 후보는 보수정당 입당 이후 20여년간 소장파 또는 비주류로 분류됐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 주류 대표 인사가 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중책을 맡거나 한 대표가 당정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하면 당을 수습할 소방수로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나경원 후보는 한 대표가 경선 막바지 공개한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논란으로 당분간 야당의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나 의원과 한 대표를 수사대상으로 지목하고 당 차원에서 고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나 후보는 자신이 2018년 원내대표로 대여 투쟁을 총괄했던 패스트트랙 사건이 경선 막판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과거 소수야당을 이끌었던 희생과 헌신이 부각되는 반사효과도 얻었다.

현역 의원인 그는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전현직 의원·보좌진들은 물론 원·윤 후보까지 참여하는 만찬을 경선 투표가 끝난 22일 주재했다. 또 나 후보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계파 투쟁 국면에서 ‘비계파’ 또는 ‘무조직’이라는 한계를 안고도 14% 넘는 득표를 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향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도 점쳐진다. 본인은 부인했지만 당권 도전이 무산된 만큼 다시금 대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

윤상현 후보는 4위로 경선을 마무리했지만 내실있는 성과를 얻은 후보로 꼽힌다. 윤 후보는 과거 친박 핵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인적 쇄신 대상에 포함돼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 후 복당해야 했을 정도로 당내 입지가 약화됐다.

그러나 윤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본인이 관여했던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에 빗대 친윤계와 친한계 갈등이 전당대회 이후 초래할 후폭풍을 비판하면서 호응을 받았다.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기득권 타파, 당원 중심, 이념 가치 중심 정당 혁신을 골자로 하는 ‘보수혁명’을 주창하며 5선 중진으로서 존재감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해온 만큼 향후 인천시장 선거 등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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