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 윤상현 후보는 1강인 한동훈 대표를 ‘배신 프레임’으로 몰아붙이며 결선투표 전략을 세웠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친윤(친윤석열) 지원을 받은 원 후보는 18.85%의 득표율로 2위에 그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선 보수 소장파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개혁 이미지가 강했던 원 후보가 전당대회 기간 과도한 네거티브로 기존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구·경북(TK) 의원은 “원 후보 행보에 대해 굉장히 안타까워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난무했다”고 말했다.
3등으로 주저앉은 나 후보 역시 한 대표에게 밀려 비윤(비윤석열)으로서의 입지도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나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로 얻은 게 많지 않다”며 “앞으로 당내 입지를 위해 ‘한동훈 대척점’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나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TK 초선 의원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논란으로 나 후보에 대한 동지의식이 커진 편”이라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당 중앙을 폭파해야 한다”고 외친 윤 후보는 한 대표와 향후 당 개혁작업에서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중진 의원은 “결국 이번 7·23전당대회는 출마 안 한 사람이 승자가 됐다”며 “‘자폭 전대’ 부담은 승리한 한 대표도 문제지만, 패배한 후보들도 함께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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