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15 광복절을 목표로 준비 중인 새 통일담론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통일의 ‘최종단계(end state)’를 명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통일 방안은 어느 체제로 통일할지 적시하지 않은 반면 이번엔 우리 체제로 통일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에선 “흡수 통일 방안”이라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 통일담론과 관련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등을 포함해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이제 모든 국민이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통일부는 3월부터 진행한 여론 수렴 결과와 연설문 형태의 새 통일담론 초안 등을 작성해 대통령실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의 초안에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지지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등 정부의 통일 비전을 국제사회에 확산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북한 정권의 변화를 촉구하는 취지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지향점을 분명하게 북한에 촉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역대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이자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1994년)은 큰 틀에서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자유주의 철학 비전 등이 누락돼 있다고 판단했던 만큼 대규모 손질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통일부의 여론수렴 과정에서 수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 큰 틀에서 바꾸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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