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호 속 ARF 참석한 北 리영철 대사…韓취재진 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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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2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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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조태열 악수 요청 거부했지만 中왕이엔 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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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7일(현지시각) 삼엄한 경호 속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다. 한국 취재진들의 질문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외면했다.

리 대사는 이날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ARF에 참석하기 위해 회색 양복 차림으로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한국 취재진들이 질문하려고 다가가자 경호원들이 몸을 밀어내며 강하게 저지했다.

한국 취재진들이 ‘어제(26일) 한국 외교장관의 악수를 왜 거부했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만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참사관이 서울에 온 것을 알고 있느냐’, ‘최선희 외무상이 왜 참석하지 않았는가’, ‘오물풍선을 왜 날렸고 언제까지 살포할 것인가. 역내 안보를 위협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ARF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쏟아냈지만 입을 꾹 닫았다.

‘북러 협력에 관해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도 함구했다.

리 대사는 회의장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악수 요청에 응했고 짧은 대화도 나눴다.

앞서 리 대사는 전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하면서도 한국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만찬장에서는 조 장관이 리 대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듯 팔을 뻗어 말을 거는 듯 했으나, 리 대사는 뒷짐을 지고 앞만 보며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2019년부터 6년 내리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에 가입한 뒤 외무상을 참석시켜오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의장국 주재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수석대표로 보냈다.

이번 ARF는 다양한 역내 안보 이슈 가운데서도 북러 밀착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며, 북한이 이 자리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그러나 외무상보다 급이 낮은 대사가 참석하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사는 준비된 입장문만 읽는 것이 전부였다.

정부는 북러의 불법적 밀착에 맞서는 안보 외교전을 적극 펼친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지난 25일 라오스에 입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엔티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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