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신임 정책위의장에 4선의 김상훈 의원(대구 서)을 내정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한 지 하루 만이다. 김 의원은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3선)보다 선수가 높아 “친윤 중심의 원내 지도부 견제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소 관계를 따지지 않았다. 전당대회 때 나를 위해 뛰지도 않았다”며 “안정감 있고 정책적으로 대단히 뛰어나 내로라할 사람이란 추천을 많이 받았다”며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정 전 의장이 결단해 준 것에 감사를 전한다”며 정 전 의장에게 “변화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에 따라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친윤계에선 “정 전 의장을 향한 사퇴 압박을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내부에서 여러 논란이 있다”는 공개 반발도 나왔다. 한 대표는 ‘친윤계가 신임 당 대표의 당 장악이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그건 호사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해석할 일이 아니다”며 “이견이 있다고 해서 갈등이라 치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그간 관례와 달리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의 선수가 역전되자 “당정 관계에서 ‘한동훈표’ 정책을 관철하려는 의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은 당내 ‘정책통’으로 불린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대구시 공무원을 하다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21대 국회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다. 추 원내대표(대구 달성), 서범수 사무총장(울산 울주)에 더해 정책위의장까지 당3역 모두 영남 출신으로 구성되자 “또 영남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특검법의 전제는 진행 중인 수사가 완결되고 미진할 때 실행하는 것”이라며 “상황 판단을 다시 거쳐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당내를 설득하겠다고 했고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음 주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거쳐 임명된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4선인 김 의원에 대한 비토론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의장의 사퇴 과정에 대해 “친윤 배척 ‘마이너스 정치’”라는 비판도 여전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당 대표가 순항하려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일은 안 해야 한다”며 “지금은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한 대표와 직전 지도부와의 오찬에 불참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친한계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유력하다. 여의도연구원장은 홍영림 현 원장의 재신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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