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장 인근에서 살던 주민들이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신생아를 낳는 등 정체불명의 질병이 퍼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선 미국판은 최근 2015년 북한에서 탈출한 이영란 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탈북하기 전 북한이 2013년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 씨는 “방사능 영향으로 북한에서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며 “내 아들이 유령병에 걸린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의 의사들이 정체불명의 질병 앞에 무력감을 느꼈다”며 “길주에서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아이를 낳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하던 날에 대해 “핵실험이 있던 날 벽시계가 떨어지고 전구가 흔들렸다. 지진인 줄 알고 밖으로 뛰쳐나갔다”며 “이후 방송을 통해 그날 3차 핵실험이 있었고 근처 풍계리 군사통제구역이 핵실험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 씨는 “당시 주민들은 핵실험 성공 소식에 거리에서 춤을 추며 축하했지만 정작 이들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첫 희생자가 됐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당시 27세였던 이 씨의 아들에게도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한다. 그는 미열 증세를 보여 중국에서 밀수된 암시장 약을 먹고 버텼다.
호전될 기미가 안보이자 이 씨는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갔고, 병원에서는 “최근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폐에 두 개의 구멍이 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씨는 “유엔이 지원한 의약품이 있지만 정부 고위 관리들이 사재기하고 있다”며 “북한은 무료 의료 제공을 약속했지만 약국의 선반은 텅 비어 있다”고 했다.
이후 이 씨는 탈북을 했고 한국에 입국해 방사능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방사능 노출 수준이 매우 높았고 백혈구가 매우 낮았다”며 “여기저기 아프고 다리가 아파서 잘 걸을 수 없고, 두통 때문에 1년에 여섯 번이나 입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길주 출신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했다.
탈북하지 못한 이 씨의 아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나타난지 4년만인 2018년 5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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