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1000발 ‘소나기 발사’ 우려…방공망 무력화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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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5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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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최전방에 250대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을 통해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위협이다.

다만 북한이 250대의 발사대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만큼, 북한의 대남 미사일 위협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기념식이 지난 4일에 진행됐다”라며 “중요군수기업소들에서 생산된 250대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경제1선부대들에 인도되는 의식이 수도 평양에서 거행됐다”라고 보도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무장장비들은 이제 우리 군대에 인도되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지역에서 중요 군사활동을 담당하게 된다”라며 “물론 이는 우리가 계획한 전선 제1선 부대 미사일 무력건설의 1단계 목표를 점령한 데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식별되는 이동식 발사대(TEL)는 북한이 2022년 4월부터 시험 발사에 나선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형’의 발사대와 유사해 보인다. 사거리가 110㎞ 정도로 추정되는 미사일이다.

해당 발사대는 발사관을 4연장 형태로 얹었다. 250대가 동시에 가동되면 이론적으로 1000발을 날릴 수 있다.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되는 초대형 방사포도 전방에 다수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남북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북한은 개전 초 시간당 1만 6000여발의 장사정포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퍼부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로켓 수천발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요격률 90% 이상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일부 마비된 상황이 한반도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이언돔은 요격률 95%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이다. 발사체를 감지하고 떨어지는 지점을 예측해 중간에서 막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로켓 수천발을 쏘는 한편 낙하산을 이용해 침투하거나, 픽업트럭이나 오토바이로 철조망을 뚫어 진입하는 방식으로 아이언돔을 무력화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장사정포보다 더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는 미사일을 함께 발사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줬다”라며 “우리가 막을 수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동시에 많은 양의 미사일을 쏘면 모두 방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250대의 발사대에 들어갈 1000발 이상의 미사일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소형의 근거리 미사일이며 러시아의 지원이 있다고 해도 대북제재가 작동 중인 상황에서 부품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대를 만든 것이지 실제 미사일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성능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어떤 탈북자 증언으로는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10발을 만들면 제대로 작동하는 건 1~2발에 불과하단 얘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한 “북한의 행사에 김 총비서가 참석하면 경호 문제 등으로 실탄을 다 제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번 행사에 동원된 250대의 발사대가 모두 빈 껍데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 250대’라는 규모를 활용해 실제보다 과장된 위협을 주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라며 “북한이 공개 보도한 무기체계에 대해 그 성능과 전력화 여부에 대해서는 추적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공개한 무기는) 대남 공격용이나 위협용 등 다양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사거리에 따라 미사일을 배치하고 활용하는 것이고, 국경 인근에 배치하는 것은 아무래도 사거리가 긴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지난 5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개발을 완료하는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발전시키고 있다. L-SAM은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 중인 천궁-Ⅱ‘(M-SAM 블록-Ⅱ)보다 높은 고도 50~60㎞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상층 방어체계에 속하는 무기다.

L-SAM이 전력화되면 고도 15~40㎞를 담당하는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PAC3)과 ’천궁-Ⅱ‘, 40~150㎞를 담당하는 주한미군 사드와 결합해 KAMD가 사실상 완성된다. 아울러 우리 군은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을 개발 중이며, 고도 100~1000㎞에서 요격하는 미국산 SM-3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을 도입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개전 초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대량으로 발사할 경우 중요시설 외에 어느 정도의 피해는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북한의 움직임이 식별되면 즉각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유사시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K9자주포, 정찰·타격 드론 등으로 북한의 진지를 무력화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특히 300㎞ 이상 원거리에서 적의 장사정포는 물론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를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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