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지명했다. 이와 함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신설되는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내정했다. 지난해 12월 조태용 전 안보실장이 국가정보원장으로 이동하면서 장호진 안보실장이 임명된 것에 이어 8개월 만에 외교안보라인이 개편된 것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후보자는 우리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역임한 예비역 육군중장 출신의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대선 캠프에서 안보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10월 국방장관에 임명된 신 장관도 10개월 만에 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비서실장은 “현 국방장관으로서 당면한 안보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한 치의 안보 공백 없이 대통령을 보좌하여 국가안보를 책임질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 안보실장은 현 정부 초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내정됐다. 윤 대통령이 원자력발전과 방위산업 등 경제안보와 관련된 전략 과제들을 챙기는 해결사 역할을 장 안보실장에게 주문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대처할 필요성을 느끼고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등을 위해 안보실 수장에 외교 전문가를 배치해 성과를 냈다면 이제 안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이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통 외교관 출신인 장 안보실장이 교체된 것에 대해 외교가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을 ‘입틀막’하면서까지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 힘썼던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며 “회전문 인사의 극치이자 인사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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